검색결과18건
IT

카카오 김범수 vs 금감원 이복현 싸움에 뛰어든 '하늘 같은 선배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폭격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면 쇄신을 위해 출범한 외부 통제 기구의 수장에 잔뼈 굵은 법조계 인물을 앉힌 것이다. 검찰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 현 정부의 압박에 맞서 '하늘 같은 선배님'이 카카오에 구원의 동아줄을 내려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최근 회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한 김소영 전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9기로,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감원장(32기)보다 한참 선배다. 9수 끝에 합격한 윤석열 대통령과 비교해도 4기수 위다.김 전 대법관이 남긴 족적도 인상적이다. '최초' 수식어가 따라다니며 여성 법관들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다.이명박 정부 시절 최연소로 역대 4번째 여성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지난 2017년에는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 자리에 앉았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한 기간만 22년에 달한다.다만 법조계 인맥과 관계없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전문성에 주목했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김범수 센터장을 비롯해 전사 차원에서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카카오 관계자는 법조계 인사 발탁 배경과 관련해 "말 그대로 준법 경영을 위한 기구이기 때문에 김 전 대법관을 지목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위원회는 개별 관계사의 준법 감시 및 내부 통제 체계를 일신하는 강력한 집행력을 갖는다. 추가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조직을 갖춰 연내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식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있음에도 별도 기구를 만든 것은 그만큼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내년 4월 총선과 맞물린 이복현 금감원장과의 신경전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취임 초기 금융권 현안을 주로 챙기던 이 원장은 올 초 있었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을 기점으로 카카오에 총구를 겨눴다.지난 2월 하이브의 지분 추가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2400억원을 간접적으로 투입, 주가를 조작했다고 보고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3명을 비롯해 법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넘겼다.이어 김범수 센터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검찰에서도 사라진 포토라인을 부활시켰다. 주요 인사는 비공개 소환하던 전례를 깼다. 카카오 초유의 사법리스크는 2019년 출범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의해 빠르게 번졌다. 검찰의 지휘 아래 경찰처럼 수사하지만, 이 원장의 입김이 어쩔 수 없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자본시장 경찰' 특사경은 올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대형 연예기획사 직원들과 부정거래 의혹을 받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검찰에 송치하는 등 활약을 펼쳤지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카카오와 붙으며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 심사 및 감리를 진행 중이다. 회계 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카카오 킬러'로 떠오른 이 원장의 행보는 내년 총선과 직간접적으로 닿아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이 원장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총선 출마 계획을 묻자 "지금 연말까지라든가 내년까지 진행되는 상황에 대해서 부족하지만 (금감원에)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로스쿨 도입으로 다소 희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법조계에서 사법연수원의 '기수 문화'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김소영 전 대법관과 이복현 원장의 대리전이 화해 무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에 카카오의 명운이 달린 셈이다. 김 전 대법관은 효성과 삼성화재해상보험 사외이사를 역임해 기업 현안에 능통하고, 공정거래·자본시장·지식재산권 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에 업계는 장기간 플랫폼 규제와 불공정거래 이슈로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절하게 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해마다 정치권의 지적을 받는 포털 다음의 편향성 논란 등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김소영 전 대법관은 "과거 사안에 대한 조사와 검토를 포함해 위원회의 독립적 권한을 인정하고 전사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는 김범수 센터장의 각오를 들은 후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07 07:00
금융·보험·재테크

[IS시선] 국민의 기대 외면한 금융권의 '맹탕 국감', 적어도 책임 있는 해명이라도

“아무래도 여론이 있으니 올해 문제를 일으킨 금융권의 수장들 일부는 소환되지 않을까요.”‘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대체로 국민의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국감의 뚜껑을 열어보니 ‘맹탕 국감’을 넘어 ‘국감 무용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맥 빠진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물론이고 은행장조차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 각종 횡령과 비위 사건 등 금융 사고가 끊이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한 문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기간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차 모로코로 건너갔다. 17일 금융감독원의 국감에서도 은행권 수장들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하위 기관인 금감원 국감에서 금융권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건너뛰게 된 셈이다. 대신 국민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횡령과 내부정보 거래 사건이 일어난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을 포함한 7개 은행의 준법 감시인을 증인 명단에 올렸다. 정무위원들이 은행권의 책임자가 아닌 준법 감시인을 상대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 등에 대해 추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국감과 비교해도 올해는 ‘맹탕 국감’이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5대 금융지주 회장 대신 은행장들이 모두 출석했던 2022년이었다. 높은 국민적 관심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증인 명단’은 윤석열 정부의 ‘관치 금융’과 연결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윤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이들이 증인으로 나서면 ‘관치 금융’에 대한 날 선 공세가 불 보듯 뻔한데 이를 의식해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고, 이석준 회장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해 비슷한 금융 사고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여기에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 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하나같이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은 민감한 사안들이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다. 금융지주 회장들과 은행권 수장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할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24일 종합감사 때 수장들을 소환할 수 있다. 적어도 국회의 정치적 계산이 아닌 금융권 수장들의 책임감 있는 해명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7 07:00
산업

국감 막 올랐는데 해외로 빠져나간 '회장님들'

올해 국정감사의 막이 올랐지만 국감대에 서야 할 기업의 ‘회장님’들이 사라졌다. 공교롭게 해외 출장 일정 등이 잡혀 증인 소환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이 시작됐지만 금융권의 핵심인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해외에 머물고 있다.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로코 마라케시로 건너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이 같은 일정으로 15일까지 해외에 머물 예정이다. 당초 금융지주 수장들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올해 금융권에서 횡령과 자금 유용,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등 각종 비위가 끊이지 않았다.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경고음이 켜졌고, 도덕적 해이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의 줄소환이 전망됐지만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해부터 절묘하게 IMF·WB 연차총회 참석으로 국감 출석을 피하고 있다. IMF·WB 연차총회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권 인사들이 모두 모이는 행사다. 올해 마라케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차질이 예상됐지만 연차 총회는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총회 일정을 소화한 뒤 유럽·중동의 현지 투자자와 주주들을 대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윤종규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이번이 두 번째 총회 참석이고, 진옥동·임종룡·이석준 회장은 이번이 첫 참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율이 대부분 50% 이상이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지주 회장들의 IR이 필수인 시대”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8월 직원·가족들이 주식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바 있어 윤종규 회장의 증인 채택이 고려된 바 있다. 또 정무위에서는 금융권 사건사고와 관련해 임종룡 회장과 이석준 회장도 부르려고 했으나 최종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11일 금융위원회을 비롯해 17일 금융감독원의 국감에 모두 출석하지 않는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가장 큰 이슈이고 관심있는 부분인데 이번에 금융위에서 그런 부분들과 관련된 증인들은 현재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국감 기간에 유럽으로 출국했다. 현지 대형 기관투자자들에게 포스코그룹의 미래 사업 비전을 알리는 IR 활동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최 회장은 11일 교육부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국감대에 서지 않았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13 07:00
산업

HDC 정몽규, DB 김준기 국감 증인 채택...금융지주 수장 모두 빠져

정몽규 HDC그룹 회장 등이 올해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하지만 횡령과 비리로 지탄을 받고 있는 금융지주사의 수장들은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4일 증인 19명 및 참고인 11명의 명단을 채택했다. 정무위는 정 회장에게 오는 16일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감에 출석해 시공사 하도급 업체 갑질 의혹과 관련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최정민 천재교육그룹 회장도 대리점·중소서점 등을 상대로 '도서 밀어내기', '미판매 책값 부담' 등을 요구한 의혹으로 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마창민 DL이앤씨 대표·유동호 관수이앤씨 대표 역시 튀르키예 차낙칼레 현수교 케이블 설치 공사 하도급 추가 공사비 미지급과 관련해 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았다.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와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 문영주 투썸플레이스 대표,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와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김준기 DB그룹 전 회장 및 DB하이텍 회장 등도 공정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오는 11일 금융위원회 대상 국감에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및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총괄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황국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도이사 등도 금융위 국감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한국경제인협회 가입과 관련해 삼성·SK·LG·현대차 등 4대 그룹 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호반건설 대주주 등도 부르자고 주장했으나 최종 증인 명단에서는 빠졌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계열사 부당 지원 및 시장지배력 남용 등으로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민주당 소속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권의 내부통제 문제가 가장 큰 이슈고 관심 있는 부분인데 이번에 금융위에서 그런 부분들과 관련된 증인들은 현재 지금 다 빠져 있는 상태"라며 "종합국감에서 다시 간사들이 그 부분과 관련된 증인도 논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0.04 17:50
금융·보험·재테크

임종룡 호 6개월, 우리금융 미래 전략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호’가 출항 6개월을 맞았다. ‘관치 논란’ 등의 이슈에도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금융그룹의 현주소는 올해 5대 금융 중 실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임종룡호’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악의 실적과 답보 상태에 빠진 M&A, 연대 코드인사로 집약된다. 당기순이익, 디폴트옵션 적립금 모두 꼴찌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NH농협에마저 뒤처져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1·2분기에 5대 금융 중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금융과 업계 3위 싸움을 벌였던 우리금융이지만 이제는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주며 5위까지 밀린 형국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 1700억원 가량 뒤진 실적을 거뒀다. 상위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가증권 수수료와 외환 파생관련 상품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5대 금융 중 우리금융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1조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표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 62%, 64%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높은 편이다. 주력인 은행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에 밀리고 있다. 은행들이 7월부터 힘을 줬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액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부문에서 전체 8조3000억원 중 우리은행은 1000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 2조8000억원, 하나은행 1조7000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뒀기 때문에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등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의 끝물이었던 지난 8월 14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은행이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되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거나 신중모드로 지켜보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후자의 흐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말 공개한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객 모시기에 혈안이지만 우리은행은 잠잠한 편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적립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달 발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은 분야별로 고르게 우수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순위권 밖이었다. 연이은 횡령사고, 코드인사 논란 등 국감 소환 유력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직원의 7만 달러(약 9300만원) 횡령 사건이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점 금고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돈을 빼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고,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연이은 금융 사고로 인해 임종룡 회장은 내달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무위원회는 21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 출석과 서류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처럼 횡령 사건이 터진 금융사의 수장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월 인사를 통해 11개 사업 부문을 9개로 축소하면서 임원을 교체했는데, 이 중 임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출신 임원이 4명이나 나왔다. 장광익 브랜드담당 부사장은 임 회장의 직속 후배인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우리은행 측은 “어쩌다 보니 연세대 출신의 인재가 1~2명 더 많아진 것이지 ‘코드인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원들은 주로 SKY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도 답보 상태다.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한 우리금융은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손태승 전임 회장 시절에 내실을 다지며 외형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며 다시 주춤한 측면이 있다”며 “카리스마보다 관리형 수장인 임 회장은 안정적인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9 07:00
금융·보험·재테크

5대 은행 992억 금융사고 중 회수액 고작 108억...적발 '빙산의 일각' 지적도

최근 은행 직원들의 횡령 등 금융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회수액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발생한 금전 사고액은 991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작년 우리은행에서의 600억원대의 횡령 사고, KB국민은행에서 발생한 150억원(수사 중으로 손실 금액 미확정) 규모의 부동산담보대출 서류 조작 사고(업무상 배임) 등이 규모가 컸다.금전 사고 중 고객 예금이나 회삿돈을 가로채는 횡령 사고 유형이 가장 빈번했다. 또 외부인에 의한 사기, 해외 지점에서의 무장강도 사고 유형 등도 금전 사고에 포함됐다.사고 금액 중 회수한 금액은 108억2500만원에 불과했다. 사고 발생 인지 시점이 늦고, 그만큼 후속 조치도 늦어지면서 회수율이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이 금융사고 61억6300만원의 금융사고 중 46억8700만원을 회수해 회수율이 가장 높았다. 윤창현 의원은 "수년에 걸쳐 횡령 등 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적발은 '빙산의 일각'으로 의심되고 회수 역시 대단히 미흡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까지 은행은 고객 자금을 취급하는 담당자에 대한 명령 휴가 제도를 대폭 확대 실시하고 금감원은 실효성 있는 제도 운영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최근 경남은행에서 10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데 이어 KB국민은행 직원들은 업무상 알게 된 고객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 규모의 주식 매매 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노리고 있는 DGB대구은행은 고객 몰래 문서를 꾸며 증권계좌 1000여개를 개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모두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걸러지지 못하고, 외부 민원이나 수사를 통해 덜미가 잡혔다. 이로 인해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은 11일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2 10:44
금융·보험·재테크

[2022 시중은행은] 횡령·금융사고에 신뢰 '흔들', 앱 하나로 모으고 '역대급 실적'

올해 은행권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금리 상승기 수혜에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간 한 해였다. 동시에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을 위한 플랫폼 다지기에 나서면서 카카오뱅크·토스 등 차세대 금융 파고 속 나름의 준비를 해나갔다. 다만 은행권은 올해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로 뼈아픈 한 해를 동시에 보내야 했다. 우리은행에서 7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실이 드러났고,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가상화폐)과 연관된 72억2000만 달러(약 10조1686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사태도 드러나며 금융의 근간인 '신뢰'가 추락했다. 연이은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도마 위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에서는 금융권 가운데 가장 많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횡령사건을 일으킨 인원 총 20명 가운데 14명이 은행 직원이었다. 은행권의 횡령사고는 타 업권에 비해 금액도 월등히 크다. 올해 금융권 횡령액은 790억91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22억원가량이 은행권 횡령이었다. 올해 횡령 사고의 빅이슈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었다. 해당 직원은 기업 인수합병(M&A)에 사용되는 금액을 관리하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인수합병과 관련됐던 두 기업 간에 거래된 계약금 578억원 가운데 173억원가량을 출금하는 첫 횡령을 시작으로, 총 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했다. 이 사건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횡령 사건은 제가 백번 사과를 드려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부통제 부분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금융감독원은 거액의 금융사고에 우리은행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으며, 금감원 측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사고자와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에서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이상 해외송금 사건이 발생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 규모만 1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12개 은행을 검사한 결과, 현재까지 이상 외화 송금 혐의 업체는 82개사로 확인했고, 은행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가장 최근 금감원은 신한은행에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AML 업무 운영 체계와 국외 점포 등에 대한 AML 관리체계의 개선을 권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신한은행이 은행별 송금 규모에서 23억6000만 달러로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런 금융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은 중대한 금융 사고 발생 시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최고경영자(CEO)에게 총괄 책임을 묻는 논의를 진행했다. 내부통제의 실효성 있는 작동을 담보하기 위해 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및 임원의 내부통제와 관련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정 금액의 불완전판매, 횡령 사고, 피해가 큰 IT 전산 사고를 중대한 금융사고의 예로 들 수 있다"며 "이 방안이 확정되면 대규모 금융사고의 경우 대표이사가 관리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책임을 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사고 발생 시점의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다했는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금융 사고 제재에 소급 적용은 쉽지 않고 사외이사는 기존보다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물론 금융지주의 수장이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큰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횡령 사고 같은 건은 대부분 은행 내부에서 신고한다"며 "자체 감사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있고, 경각심을 갖고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돈 쓸어담은 은행 사건·사고 속에서도 은행권은 금리 인상기 수혜 덕분에 이자이익이 늘었다. KB·신한·우리·하나·NH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조82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6조원에 가까운 액수다. 올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 기록을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가 뛰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만 높아져도 이자이익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을 약 2900억원 차이로 앞질렀다. 3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할 가능성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3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등 금리 상승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의 '이자장사'가 내년 상반기까지 호황일 것이라는 얘기다. 금리의 흐름에 힘입어 시중은행이 물을 만나긴 했지만, 현재의 호황에 안주하고 있지만은 않다. 특히 금융시장 내 벽이 무너지며 토스나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금융권으로 손을 뻗으면서 전통 금융권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해였다. 모든 은행이 '디지털 뱅킹'을 외쳤다. 플랫폼을 재정비하고 빅테크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이에 올해 KB금융은 은행 앱인 'KB스타뱅킹'에 증권, 카드, 보험 등 6개 계열사를 탑재했다. 앱 하나로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공모주 청약', 손해보험에서 제공하는 '미니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 앱 '쏠'은 '뉴 쏠'로 재탄생시켰다. 속도는 최대 4배 빨라지고 사용도 더 편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1년간 고객의 소중한 의견을 직접 반영한 결과다. 나아가 금융그룹 차원에서 내년 유니버설뱅킹 앱 '신한유니버설간편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 앱인 '뉴 쏠', 카드 앱인 '신한플레이'와 별도로 은행, 보험, 증권 등 필요한 서비스만 탑재해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도 '우리WON뱅킹'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계열사 간 연계를 강화해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넓혔고 하나은행은 앱 '하나원큐'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직관적인 상품 설명과 가입절차를 활용해 MZ세대부터 디지털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현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회사의 금융서비스를 연계하는 단일 앱 방식의 플랫폼 형태는 점차 업종 간 겸영과 비금융 연계성으로 인해 디지털 유니버설 금융의 모습을 띨 것"으로 전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2.21 07:00
금융·보험·재테크

'코픽스 3.4%'에 주담대 금리 또 올라…이자 어떻게 줄일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8일 또 올랐다. 아직 이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은 반영되지도 않은 금리다. 연내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구나 또 한 번의 빅스텝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차주들은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취급액 코픽스(주택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담대 금리가 이날부터 0.44%p씩 올랐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65~6.05%에서 하루 만에 연 5.09~6.49%로, 우리은행은 연 5.24~6.04%에서 연 5.68~6.48%로 상승했다. 전날 은행연합회가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0.44%p 오른 3.40%라고 공시한 것에 따른 움직임이다. 이번 코픽스는 2012년 7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도 올해 7월 0.52%p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의 수신상품 금리 변화를 반영한다. 한국은행이 8월 말 기준금리를 0.25%p 올린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올리면서 9월 코픽스를 끌어올린 것이다. 문제는 대출금리 상승세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다음 달 발표하는 10월 코픽스가 또 오를 전망이다. 내달 한국은행이 다시 한번 빅스텝을 하면, 코픽스는 물론 이와 연동되는 변동형 대출 금리는 또 뛸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대출 금리 상단이 8%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출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자 거액을 빌리게 되는 주택담보대출은 중도상환도 하지 못한 채 '이자 부담'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날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 주담대 중도상환 건수는 2018년 42만1662건(월평균 3만5138건)에서 2019년 39만6087건(3만3007건), 2020년 39만1889건(3만2657건), 2021년 27만2979건(2만2748건), 올해 1∼8월 16만1230건(2만153건)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규모가 크고 집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보니, 쉽게 상환을 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담대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게 도와주세요" "주택담보대출 이자 내느라 장사를 해도 남는 게 거의 없었는데,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서 이자가 줄었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기존 대출을 보유한 차주에게 '안심전환대출' 등 고정형 정책금융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혼합형) 주담대를 최저 연 3.7% 금리의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18일차인 지난 14일까지 3만5855건(약 3조6490억원)이 신청되는 데 그쳤다. 이는 올해 공급 한도인 25조원의 약 14.5%에 불과한 실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우선 4억원 이하를 차주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뒤, 다음 달 7일부터는 주택가격 기준을 높여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대출 비교 플랫폼 관계자는 "정책금융 대상인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며 "정책금융 대상자가 아니면, 금리 상한형 주담대 같은 상품을 상담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금리 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금리 상승폭을 최대 0.75%p, 5년간 금리 상승 폭을 2%p 이내로 제한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연간 최대 금리 인상 폭을 0.5%p로 낮췄다. 단, 은행이 금리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기존 대출금리에 0.15~0.2%p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하지만 최근 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의 경우 한시적으로 이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재산이 늘거나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은행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업계는 지난달부터 금융권의 금리인하요구권 실적 비교공시가 시작되면서, 은행들이 실적 경쟁에 나설 경우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19 07:00
금융·보험·재테크

횡령·금리인하 수용률·내부통제…국감 선 '4대 은행장' 집중 공세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4대 시중은행장이 출석했다. 정무위는 5대 은행의 최고경영자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NH농협은행 권준학 은행장은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예상대로 이날 은행장들은 내부통제 이슈를 중점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이날 열리는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권준학 NH농협은행장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대신 참석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의 쟁점은 대규모 횡령, 이상 외환거래를 비롯한 내부통제 이슈다. 가장 먼저 이재근 은행장은 의원들로부터 채용비리와 관련 질의를 받았다. 이에 이 행장은 "은행에서 채용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채용비리에 연류돼 유죄 판결을 받은 직원 4명은 모두 퇴직 상태로, KB금융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재취업한 사례는 없다. 피해자 구제는 누구를 구제할지 특정해야 하는데 채용 절차가 끝나면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폐기하도록 돼있어 누가 피해자인지 특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에 이어서는 임동순 부행장이 양정숙 의원으로부터 농협은행의 60%대 금리인하 수용률을 지적 받았다. 이에 임 부행장은 "농협은행에서는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2배 정도로 늘린 상태" 이어 양 의원은 증인 출석한 은행장에게 횡령 등 사고를 들며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떻게 예방대책을 마련할 계획인지 얘기해달라"고 요구했다.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이원덕 은행장은 "금리 인상기에 고객들이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서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은행장은 또 내부통제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윤리의식, 고발의식, 또 일벌백계해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경각심이 더 중 요하다는데 공감을 하고 있다"며 "조직 문화를 바꿔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횡령사고에 대해서는 발생 이 되면 기본적으로 징계위원회에서 면직 처리를 하고 있다"며 "5년 동안에 횡령사고가 발생하면서 십몇만원 규모 횡령사고는 직원 정직을 시켰고 그 이외 직원은 모두 징계면직을 시켰다. 이러한 직원들에게 일벌백계의자세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11 18:28
금융·보험·재테크

'미국행' 금융지주 회장 대신 국감가는 은행장들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5대 시중은행 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올해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행권 대규모 횡령 사고와 은행권의 외환 이상송금 등과 관련해 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5대 금융지주 회장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피하게 됐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무위는 11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정무위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 은행장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소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국감에서는 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 2곳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의 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정무위 국감에서는 최근 태양광 대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은행권의 외환 이상송금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것과 더불어 은행권의 대규모 횡령 사고, 이자장사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은행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횡령 사태와 10조원에 달하는 이상 해외송금 등으로 은행 최고경영자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15개 은행에서는 2017년 이후 98건, 총 911억7900만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연도별로 2017년 21억7900만원(10건), 2018년 24억1700만원(20건), 2019년 67억4600만원(20건), 2020년 8억1600만원(19건), 2021년 67억5100만원(14건) 등이다. 또 수상한 외환거래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금액이 금감원의 우리·신한은행 검사에서 확인된 33억9000만 달러, 은행 자체점검에서 나타난 31억5000만 달러 등 총 65억4000만 달러 규모로 커졌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국감에 5대 은행장이 모두 참석할지에 주목한다. 현재 각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으로 국감에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장 특별한 사정 없이 불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수장은 모두 이날부터 14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IMF·WB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매년 열리는 IMF·WB 연차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계 인사들이 모인다. 이에 금융지주 수장들은 각국 인사들과 교류하는 등 비즈니스를 위한 자리로 활용해왔다. 또 각 지주 회장들은 연차총회 참석 후 해외 IR 일정까지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차총회가 국감 시즌과 겹쳐 증인 채택이 어렵게 되면서 일부에서는 국감 회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지주 수장을 대신해 은행장이 증인으로 불려가지만, 일정과 사유에 따라 불참하거나 부행장 등 임원이 대신 출석한 전례가 있어 참석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감에서 은행의 각종 금융사고에 대한 대책과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를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0.11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